아기가 생후 35일이 되던 날, 한국에서 출산을 마치고 다시 발리로 돌아왔다.
아기 하나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발리까지 오는 것도 정신이 없는데, 출산 전부터 준비해 둔 육아용품까지 챙기다 보니 짐이 정말 많았다.
그렇다고 아기에게 필요한 걸 전부 한국에서 사서 가져올 수도 없었다.
그래서 발리에 도착한 뒤 하나씩 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필요한 게 생기면 그때그때 사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아기를 키워보니 육아용품 하나를 살 때마다 계속 고민하게 됐다.
이건 한국에서 가져오는 게 나았을까?
아니면 발리에서 사는 게 나았을까?
그렇게 아기가 100일을 넘을 때까지 실제로 사용해보니 조금씩 기준이 생겼다.
크고 비싼 제품은 오히려 발리에서 직접 보고 사는 게 나았고, 작고 가벼운 물건은 한국에서 가져온 게 훨씬 편했다.
그리고 정말 의외로 제일 싸게 산 물건을 제일 많이 쓰기도 했다.
생후 100일까지 써보니, 이렇게 나뉘었다
지금까지 실제로 사용해본 육아용품만 놓고 보면 대략 이랬다.
| 육아용품 | 구매한 곳 | 실제 사용 후 |
|---|---|---|
| 카시트 | 발리 | 360도 회전은 정말 만족, 대신 너무 무거움 |
| 유모차 | 발리 | 안정적이지만 차에 싣고 내리기 무거움 |
| 모기장 | 발리 | 6만 루피아인데 가장 많이 사용 |
| 역방쿠 | 한국 | 잘 사용함 |
| 유모차 라이너 | 한국 | 선물받아 사용 |
| 옆잠베개 | 한국 | 생각보다 활용도가 낮았음 |
| 젖병 | 한국 + 발리 | 둘 다 문제없이 사용 |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큰 제품은 발리에서 직접 보고 사고, 작고 가벼운 생활용품은 한국에서 필요한 것만 챙겨 올 것 같다.
그런데 하나씩 이야기해보면 생각보다 재미있다.
카시트는 한국에서 안 사고 발리에서 직접 샀다

카시트와 유모차는 한국에서 사서 가져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다.
나는 둘 다 발리에서 샀다.
아기가 생후 35일에 발리로 들어왔기 때문에 한국에서부터 유모차를 사용할 일도 거의 없었고, 이미 짐이 많은 상황에서 굳이 큰 유모차와 카시트까지 가지고 올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발리에 도착한 뒤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찾아간 곳은 사누르에 있는 Sanur Balonku였다.
유아용품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이것저것 살펴봤고, 카시트도 여기서 골랐다.
내가 산 제품은 BABYDOES Harbor 360이고 가격은 200만 루피아 정도였다.
처음부터 이 제품을 정해놓고 간 건 아니었다.
직접 제품들을 보다 보니 360도 회전되는 기능이 눈에 들어왔다.
아기가 어릴 때는 카시트에 태우고 내리는 것도 은근히 일이 많은데, 의자가 돌아가니까 아기를 앉히고 꺼내기가 훨씬 편해 보였다.
결국 이걸로 골랐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해보니 360도 회전 기능은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일이 넘어서까지 계속 사용했는데, 아기를 태우고 내릴 때마다 이 기능을 잘 쓰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기능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진짜 무겁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거웠다.
흔들림도 생각보다 있었다.
의자 자체는 아래위로 움직일 수 있어서 아기를 앉히거나 젖히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아직 척추에 힘이 없는 작은 아기를 보면서 ‘이렇게 앉아 있는 게 많이 힘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한 번 차에 설치하고 나서는 떼었다 붙였다 하기도 힘들어서 그냥 계속 차에 고정해 두고 사용했다.
이건 제품 자체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라기보다, 아기를 아주 어릴 때부터 실제로 사용하면서 내가 느꼈던 부분이다.
그리고 당시 발리에서 생활하면서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아기를 안고 차를 탄 적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안전을 생각하면 카시트를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당시에는 발리에서 생활하면서 현지의 이동 방식에 적응하다 보니 그런 선택을 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 다시 카시트를 고른다면 나는 여전히 360도 회전 기능은 꼭 보고 고를 것 같다.
대신 무게는 정말 중요하게 볼 것 같다.
유모차도 발리에서 샀다
유모차 역시 Sanur Balonku에서 샀다.
사실 처음에는 아주 간단한 유모차를 생각했다.
작고 가볍고 접기 편한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기가 아직 너무 어렸고, 얼마나 자주 사용하게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 생각은 달랐다.
부가부, Nuna 같은 브랜드를 알아보더니 이왕 사는 거 좋은 걸 사고 싶다고 했다.
결국 우리가 산 건 Nuna MIXX Next였다.
색깔은 헤이즐우드로 골랐고 가격은 800만 루피아 정도였다.
그런데 사고 나서 알게 된 게 있었다.
헤이즐우드가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라 그런지 다른 컬러를 선택하면 따라오는 바구니 시트나 카시트 같은 사은품이 이 컬러에는 없었다.
잠깐 고민했지만 결국 그냥 헤이즐우드로 했다.
사은품보다 색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해보니 유모차 자체는 정말 안정적이었다.
아기가 걷지 못하던 시기에는 쇼핑몰에 갈 때도 쓰고, 산책할 때도 자주 사용했다.
특히 아기가 어릴 때는 유모차에 누워 있는 시간이 많으니 외출할 때 꽤 유용했다.
그런데 발리에서 유모차를 사용하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하나 있었다.
무겁다는 것.
한국처럼 집 앞에 나가서 유모차를 끌고 동네를 걸어 다니는 생활이 우리에게는 쉽지 않았다.
발리에서는 대부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차를 타고 쇼핑몰에 간 다음 유모차를 꺼내거나, 차를 타고 산책할 곳까지 간 다음 유모차를 펼치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유모차가 안정적인 건 좋았지만, 매번 차에 싣고 내리는 게 꽤 힘들었다.
아기를 안고 있는데 유모차까지 들어야 할 때는 더 그랬다.
그래서 지금 다시 고른다면 조금 더 가벼운 유모차를 고민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아기가 어릴 때 안정감 있게 눕혀놓고 다니는 용도로는 만족스러웠다.
결국 유모차도 발리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장단점이 달라지는 육아용품이었다.
6만 루피아짜리 모기장을 이렇게 잘 쓸 줄 몰랐다

그런데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육아용품이 하나 있었다.
바로 모기장이다.
가격은 6만 루피아 정도였다.
원화로 하면 약 4천 원 정도.
처음에는 그냥 역방쿠 위에 씌워놓는 용도로 샀다.
양산처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구조인데,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이걸 얼마나 쓰겠어?’ 싶었다.
그런데 발리에서 아기를 키우다 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기가 낮에 거실에서 낮잠을 잘 때 거의 매일 역방쿠 위에 모기장을 씌워뒀다.
밤에도 가끔 방에 아기를 눕혀놓고 모기장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침대에 씌워두기도 했다.
발리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무래도 모기나 작은 벌레가 신경 쓰이는데, 아기를 눕혀놓고 모기장을 씌워두면 마음이 한결 편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정말 저렴했다.
6만 루피아.
그런데 사용량은 정말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몇 백만 루피아를 주고 산 카시트나 유모차보다 이 작은 모기장을 더 자주 사용했던 것 같다.
육아용품은 정말 써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 같다.
비싸고 유명한 제품이라고 무조건 많이 쓰는 것도 아니고, 별 기대 없이 산 작은 물건이 오히려 매일 손이 가기도 한다.
옆잠베개는 한국에서 가져왔지만 많이 쓰지는 못했다
옆잠베개는 한국에서 유명한 제품을 선물 받아서 가져왔다.
당연히 잘 사용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아기는 생각보다 옆으로 잘 눕지 않았다.
거의 하늘을 보고 자는 편이었다.
그래서 옆잠베개가 원래 역할을 할 일이 별로 없었다.
아기가 불편해했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결국 나중에는 침대 옆에 세워놓고 가드처럼 사용하는 일이 더 많았다.
이런 건 정말 아기를 직접 키워봐야 알 수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유명한 제품이라고 해서 우리 아기에게도 꼭 필요한 건 아니었다.
특히 한국에서 발리까지 짐을 싸서 들어와야 한다면 부피가 있는 육아용품은 ‘혹시 필요할지도 모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챙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젖병은 한국 것과 발리에서 산 것을 같이 썼다
젖병은 한국에서 가져온 것도 있고, 발리에서 새로 산 것도 있다.
한국 조리원에 들어갈 때 젖병을 4개 정도 사서 챙겨왔다.
그런데 발리에 와서 추가로 필요하게 되면서 닥터브라운 젖병을 새로 샀다.
발리에서도 닥터브라운이나 헤겐 같은 브랜드는 유아용품점에서 볼 수 있었다.
내가 산 건 PPSU 소재였고 하나에 30만 루피아 정도였다.
한국에서 비슷한 제품을 세일이나 프로모션으로 구매했던 가격을 생각하면 확실히 비쌌다.
그렇다고 발리에서 산 닥터브라운이 한국에서 가져온 젖병보다 특별히 더 좋았던 건 아니다.
다행히 우리 아기는 젖병을 가리거나 특정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져온 젖병도 잘 쓰고, 발리에서 새로 산 닥터브라운도 잘 썼다.
오히려 이런 경우라면 굳이 한 브랜드만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준비한다면, 이렇게 가져갈 것 같다
아기가 100일이 넘을 때까지 실제로 사용한 육아용품을 돌아보니 이제는 나름대로 기준이 생겼다.
한국에서 가져올 것
작고 가볍고, 한국에서 미리 준비하기 쉬운 것.
선물 받은 육아용품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역방쿠나 유모차 라이너처럼 부피가 아주 크지 않으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한국에서 가져오는 게 편했다.
젖병처럼 가격 차이가 꽤 나는 제품도 처음 사용할 만큼은 한국에서 준비해 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발리에서 살 것
반대로 카시트나 유모차처럼 크고 부피가 큰 제품은 발리에서 직접 보고 사는 것도 괜찮았다.
직접 제품을 비교할 수 있고, 한국에서부터 큰 짐을 가지고 오지 않아도 된다.
특히 카시트처럼 실제로 아기를 태워보고 기능을 확인하고 싶은 제품은 직접 보는 게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모기장처럼 발리 생활에서 필요한 물건은 현지에서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생후 35일에 발리로 들어와 아기를 100일 넘게 키워본 내 경험 기준이다.
아기의 성향도 다르고, 가족마다 생활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준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국 육아용품도 우리 생활에 맞는 게 제일 많이 쓰였다
처음 발리로 돌아올 때는 아기에게 필요한 걸 최대한 많이 챙겨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아마 조금 더 가볍게 짐을 쌀 것 같다.
크고 비싼 제품이라고 무조건 한국에서 가져올 필요도 없었고, 반대로 작고 저렴하다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내 경우에는 200만 루피아짜리 카시트도 정말 잘 썼고, 800만 루피아짜리 유모차도 자주 사용했다.
그런데 결국 가장 의외였던 건 6만 루피아짜리 모기장이었다.
매일 낮잠 잘 때 씌워놓고, 밤에도 필요하면 사용하고.
생각해 보면 육아용품은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자주 손이 가느냐가 진짜 기준인 것 같다.
발리에서 아기를 키우면서 육아용품을 준비하는 것도 결국 마찬가지였다.
무조건 많이 가져오는 것보다, 한국에서 가져올 것과 발리에서 살 것을 하나씩 구분하는 것.
100일까지 직접 써보고 나니 이제는 그 기준이 조금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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