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집에 데려온 첫날 현실 (발리에서 시작된 육아)
조리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진짜 육아의 시작이라고들 합니다.
저희는 조금 특별한 상황이었습니다.
생후 35일 된 아기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서 발리까지 이동한 뒤 바로 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은 정말 이상하고 신기한 하루였습니다.
새벽에 도착한 발리 집

대한항공을 타면 발리에 새벽에 도착합니다.
비행기를 내릴 때까지도 아기는 계속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아기띠를 하고 있었는데 너무 작아서 그런지 공항 직원들도 아기가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민국을 통과할 때도 조용했고 짐을 찾는 동안에도 울지 않았습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집까지 오는 동안도 아기는 계속 잠만 잤습니다.
발리 집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1시쯤이었습니다.
약 두 달 반 만에 돌아온 집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집은 예전 그대로였는데 이번에는 우리 둘이 아니라 셋이 함께 들어온 집이었습니다.
남편과 둘이 사용하던 소파 위에 아기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는데 그 순간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게 정말 우리 가족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색하고 신기했습니다.
조리원과 집의 가장 큰 차이
한국에서는 조리원과 친정, 시댁을 오가며 지냈습니다.
그래서 발리에 돌아와 집에 들어왔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의외로 육아가 아니라 이것이었습니다.
“아기 용품이 하나도 없네…”
발리 집에는 아기 침대도 없고 욕조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내일 당장 나가서 뭘 사야 하나 생각했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아기를 두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요.
한국에서는 친정, 시댁, 할머니가 있었지만 발리 집에는 우리 둘 뿐이었습니다.
그 사실이 그날 처음 실감 났습니다.
신생아와 함께 보낸 첫날밤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일단 아기 옷을 갈아입히고 따뜻한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은 우리 침대에서 함께 잤습니다. 아기 침대도 아직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바닥에 두꺼운 요를 깔고 재웠지만 발리 집은 대부분 타일 바닥이라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속싸개를 단단히 해주고 조심스럽게 눕혔습니다.
그 작은 아이를 비행기에 태워 이 먼 발리까지 데리고 왔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때는 아직 모유수유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새벽에 몇 번 수유를 하며 밤을 보냈습니다.
첫날 가장 걱정됐던 순간
그날 가장 걱정했던 것은 사실 다른 것이었습니다.
아기 침대가 없다는 것보다도 혹시 자다가 내가 잠결에 아기를 누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신생아는 너무 작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런 걱정이 계속 들었습니다.
다행히 그날 밤은 큰 문제없이 지나갔습니다.
남편과 함께 시작한 육아
남편은 출산 순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아기가 새벽에 깨서 울면 남편이 안아서 달래기도 하고
밖에 나가서 잠깐 바람을 쐬고 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도움을 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같이 키우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이제 진짜 육아구나”
첫날은 생각보다 무난하게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둘째 날 밤이 되자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기가 갑자기 계속 울기 시작했습니다.
낯설어서 그런 건지
더워서 그런 건지
배가 고픈 건지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할머니가 안아주면 금방 울음을 그쳤는데 발리 집에서는 우리 둘 뿐이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제 진짜 육아가 시작이구나.”
한국에서 육아를 시작했다면
지금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육아를 시작했다면 초반에는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
친정이나 시댁에서 혹은 요즘 많이 이용한다는 산후도우미 서비스도 있었을 것입니다.
신생아 시기에는 부모도 처음이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받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우리 아기가 많이 울거나 보채는 편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리까지 무사히 잘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남편이 나가서 아기 침대와 목욕 바구니를 먼저 사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렇게 아무 준비 없이 시작했는지 조금 웃기기도 합니다.
다음 이야기
발리에 돌아와 신생아와 함께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부딪힌 현실은 바로 날씨였습니다.
한국과 달리 발리는 1년 내내 더운 지역이라 신생아 체온 관리부터 완전히 달랐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신생아를 더운 나라에서 키우면서 알게 된 체온 관리와 육아 현실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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