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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에 홀린 듯 시작된 유도분만 | 병원 변경 후 반나절만에 입원 출산

by balijumin 2026. 3. 14.

병원 변경 후 갑작스럽게 시작된 출산

한국에 도착한 뒤 저는 출산 예정 병원에서 몇 차례 진료를 받으며 출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발리에서 임신 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상황이라 병원 시스템도 다시 적응해야 했고,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검사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예정일은 약 2주 정도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료를 받으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기 체중이 예상보다 큰 편이라며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 수술을 권하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의료적인 판단일 수도 있었지만, 진료 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면서 마치 공장형 시스템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출산은 산모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인데, 그 과정이 너무 급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 마음이 점점 불편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병원을 한 번 바꿔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날 병원 변경이 곧바로 출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반나절 만에 결정된 출산 준비

새로 방문한 병원에서 상담을 받았을 때 상황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아기 체중이 이미 큰 편이라 예정일까지 기다리면 4kg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같은 상황이지만 설명을 훨씬 편안하고 제 입장을 고려하여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자연분만을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상황을 조금 더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갑자기 급해졌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지도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었고 병원을 계속 오가는 것도 점점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자리에서 유도분만을 시도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뭐에 홀린 것처럼 빠르게 결정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반나절 사이에 정말 많은 일이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 아이사랑 산부인과 입원 수속
  • 조리원 방문 후 예약 진행
  • 기존에 예약했던 조리원 예약 취소
  • 수원 시댁에 있던 남편 급하게 기차 타고 부산으로 이동
  • 그리고 바로 병원 입원 후 유도분만 시도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출산 준비와 입원이 모두 결정된 상황이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단순히 병원 진료를 받고 올 생각이었는데, 그날 바로 입원을 하게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유도분만 첫날밤

병원에 입원한 뒤 유도분만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도분만은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약물이나 촉진제를 사용해 진통을 시작하도록 돕는 방법입니다.

입원 후 유도분만제를 맞고 간호사 선생님들이 상태를 계속 확인하면서 진행되었습니다.

배에는 태동 검사 때 사용하던 기계를 계속 연결해 두고 아기의 상태와 자궁 수축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몇 시간 뒤 남편도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다만 병원에서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유도분만을 진행하지 않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래서 첫날은 큰 변화 없이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고 본격적인 진행은 다음 날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둘째 날, 예상과 달랐던 진통

유도분만시작

다음 날 아침부터 유도분만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짐볼도 타 보고 촉진제도 맞으면서 진통이 시작되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보통 유도분만을 하면 배 쪽 통증이 강하게 온다고 하는데, 저의 경우에는 배보다 허리 통증이 훨씬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배는 크게 아프지 않았지만 허리가 너무 아파서 누워 있는 것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20년 넘게 생리통을 겪으면서 통증에는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허리 통증은 처음이었습니다.

촉진제를 계속 사용하면서 통증 강도는 6~7 정도까지 올라갔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몇 시간을 지켜봤지만 자궁문은 거의 열리지 않았고, 아기는 내려올 기미가 없었고, 허리 통증은 계속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내려진 결정

시간이 계속 지나면서 점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이 상태로 계속 기다리면 또 하루가 지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자연분만을 꼭 고집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허리통증이 너무 강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도분만으로 시작했던 출산 과정은 예상과 다르게 수술로 방향이 바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에는 오히려 마음이 조금 편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정말 아기를 만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유도분만 이후 결정하게 된 제왕절개 수술 과정과 실제 출산 순간, 그리고 처음 아기를 마주했던 이야기를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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